문자중독-Reading/관심가는책200+

활기活氣가 방전되었을 때 읽으면 좋은 충전지같은 책

gowooni1 2008. 12. 13. 11:34

 

 

 

29세까지 반드시 해야 할 일

저자 김달국  
출판사 새로운제안   발간일 2006.11.27
책소개 29살. 말만 들어도 답답하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9라는 의미가 '끝'을 의미하고 청춘인...

나는 우리나라의 나이 세는 방식에 큰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Korean Age는 태어나자마자 한살을 부여한다. 국제적으로는 태어나면 0살인데 말이다. 왜 나이 먹기 싫어하는 공통된 심리를 무시하고 억지로 나이 먹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걸까? 우리나라에서 고3 학생들이 19살로 평가받지만 실제적인 만18세다. 간혹 생일이 늦는 아이들은 만17세이다. 억지로 획일화시켜서 고3은 19살, 대학교 1학년은 20살 이렇게 부과하는게 마음에 안든다. 아직 어린 19살, 20살일때는 크게 상관없어 보인다. 그러나 29살에서 30살로 넘어갈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30이 되면 사람들은 청춘은 끝났다느니, 축제는 끝났다느니, 하면서 20대에게 작별을 고하지만, 그건 찬란하고 젊기만 했던 시기의 개념에서 벗어나 한몫하는 어른으로서 살아야하는 때가 왔기 때문에 중요하다. 초년기가 가고 중년기가 도래한것이다. 인생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었을 때, 29세까지는 아침이지만 30부터는 점심이다. 준비기간을 벗어나 활발한 활동을 해야하는 시기. 그게 바로 30이라는 나이가 부과하는 무거운 짐이다.

 

30세가 되기 전에, 29세까지 사람이 이뤄놔야 할 일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하던 요즘, '29세까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제목은 마치 '끌어당김의 법칙'처럼 내게 끌려왔다.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각종 나이를 노린 책들이 판을 치고 있다. 29세까지, 20대에, 30대, 등등. 그러나 그런 출판사의 전략에 굳이 놀아날 필요는 없다. 어떤 책이건, 자기계발서는 좋은 책은 어느 나이대가 읽어도 마음 와닿는 것이 많고, 별로인 책은 읽어볼 필요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굳이 20대가 아니더라도, 30대나 40대가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부분이 많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 뒷표지에 있는 구본형의 추천사부터 마음에 든다. 좋은 가수가 매일 노래를 부르듯 좋은 글쟁이는 매일 글을 쓴다면서 책 저자를 치켜세우는데, 어디 한 번 저자가 얼마나 좋은 글쟁이인지 검토해볼까 하는 생각보다 그저 그 말 자체에 마음이 쏠린다. 좋은 가수, 좋은 글쟁이들이 매일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 그 일을 함으로써 자신들에게 더욱 충실할 수 있다는 것. 항상 길 끝을 향하지 않고 길 위에 있는 삶을 산다는 것. 이렇게 내 멋대로 사고를 전개시켜놓고 그 말이 더 멋지다며 플래너에 옮겨 적는다.

 

좋다고 말하는 타 자기 계발서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강점이 있거나 특성이 있는 책이라고 말하기는 확실히 어려움이 있는 '중상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는' 자기계발서이긴 하지만, 가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의 건전지가 방전되었을 때 재충전용으로 읽으면 매우 효과 좋을 책이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이고, 한 번 필feel이 꽂힌 책을 반복해서 읽는 편이긴 하지만, 너무 같은 책만 자주 읽다보면 감흥이 떨어지기 때문에 로테이션해주며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로테이션용 책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독서에 관한 부분에 담긴 저자만의 생각들은 다른 챕터들에 비해 더 신선하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독서관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개인마다 조금씩 달라서 각각의 독서관을 접하게 될때마다 신선하고 배울점이 많다. 책을 읽다가 밑줄 칠 부분을 발견하는 게 낚시꾼이 물고기를 낚는 것과 비슷하다거나, 술과 안주는 궁합이 맞아야 하는 것처럼 책과 때*장소역시 궁합이 맞아야 한다며 자기만의 시간과 장소, 목적에 따른 독서 패턴을 정립해야한다는 말들이 참 좋다.

 

각종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마다 한 두명씩 본받고 싶은 사람이 꼭 생겨난다. 책 속에 소개되는 수많은 위인중에서 이 사람처럼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드는 사람은 그 책의 성격이나 소개한 분량에 따라 좌우되곤 한다. 이 책에서는 그 삶을 어설프게나마 따라해보고 싶은 사람으로, 피터 드러커에게 끌렸다. 유달리 피터 드러커 예찬적이다거나, 소개한 분량이 긴 것도 아닌데 왜 그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단지 그가 다양한 분야의 학위를 따면서 각각에 어느정도 전문적 지식을 쌓고 수많은 책을 저술했다는 이야기가 그를 멋지게 보이게 했다. 사실 이런 피터드러커의 인생을 몰랐던 것도 아니지만, 때에 맞는 책이 있듯 시기에 맞는 위인들이 있는 법이다. 무엇보다 아직 피터 드러커의 책을 한권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에 약간 부끄러움도 느끼며 당장에 한권이라도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