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세바스찬과 아네트.
캐서린과의 내기로 접근한 세바스찬은 결국 아네트를 사랑하게 되는데..
연애의 감정도 결국 사랑의 감정을 이길수는 없다^^
얼마전,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책을 보며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공공도서관에 새 책으로 비치되어 있길래, 아직 아무도 안 빌려본 책이라 신나서 빌렸을 뿐이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좋아서 한권 사서 두고두고 읽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아져버렸다. 그냥 후루룩 읽어내리기에 아깝고, 하나를 생각하고 음미하고 어딘가에 적어두고, 하는 식으로 읽고 싶다.
난 한 번도 진지하게 연애와 사랑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공지영은 연애를 잘하는 것과 사랑을 잘하는 것은 엄밀하게 말해서 다르다고 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가지 책들은 특히 연애를 잘하는 법을 알려주긴 하지만, 정말 사랑을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런 책에서 말하고 있는 지침사항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연애책에서는 절대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고, 자기의 마음을 함부로 들추지 말라고 한다. 만약 연애를 여우처럼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룰에 따르는 게 맞을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을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언제나 정직해야 한다. 솔직해야 한다. 자기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사랑하고 있으면 언제나 사랑한다는 말을 듬뿍해주고, 보고싶으면 보고싶다는 말을 자주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나중에 헤어지게 되더라도 후회없이 헤어질 수 있다. 더 이상 줄 것이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기 �문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자, 여기서 나는 한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진정 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연애일까? 사랑일까?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연애를 많이 해본 사람이 결혼도 잘하고 결혼 생활도 잘한다고. 결혼생활을 잘한다는 것은 사랑도 잘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무방할것 같다. 그럼 연애를 잘해야만 사랑을 잘한다는 식의 결론이 나오는 것인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연애를 별로 하지 않고 중매를 하든 첫번째 사귄 사람이랑 결혼을 하든 해서 시작한 결혼 생활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서로를 사랑하고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연애는 사랑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다.
나는 여우처럼 연애를 많이 하고 이 사람 저사람의 심리를 밀고 당기는 그런 정신적으로 피곤한 생활은 체질상 맞지 않는 것 같다. 나라고 해서 뭐 연애를 여우처럼 잘 안하고 싶겠는가? 나도 클레오파트라처럼, 심슨부인처럼, 퐁파두르 부인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평생 가지고 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한테 충실한 삶을 살기로 결심한 사람이고, 내 마음에 거짓됨 없이 살기로 작정한 사람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일부러 속이거나 말하지 않거나, 그러지 않는 척하는 것은, 내가 봤을때는 여우스럽긴 하지만 별로 사랑스럽진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여우스럽거나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항상 사랑이 충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 에리히 프롬이 말했던 것처럼 능동적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랑스러워지려 하지 말고 사랑이 가득찬 사람이 되어 남을 먼저 사랑할 수 있는, 진정으로 사랑이 내면가득 충만한 사람.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삶의 모습인 것이다.
연애의 귀재가 되면 연애는 잘하겠지만 사랑을 잘 할지는 미지수인 반면,
사랑의 귀재가 되면 평생 한 사람하고도 충분히 아름다운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게 결론이다.
P.S 방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명언.
사랑은 예술이고 연애는 정치다.
와우. 너무 정확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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