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머니 : 이시다 이라 : 오유리 역 : 토파즈 : 340p
소설을 잘 안보는 나는 근래에 들어, 아주 평범한 진리를 하나 깨달았다. 왜 옛날 소설은 잘 안 읽히고 요즘 소설이 더 잘 읽히는지를 알아낸 것이다. 그건 요즘 소설이 내 생활상과 더 공감되기 때문이었다. 왜 이걸 여태 몰랐을까? 그래서 이시다 이라의 빅머니도 아주 술술 읽힌다.
아마, 내가 주식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면, 그래서 주식에 관한 지식이 별로 없거나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글쎄. 그래도 재미있는 소설이긴 하지만 지금보다는 더 재미없게 읽었을 것 같다. 여기서 또하나의 진리. 배경지식이 풍부할수록 좋다는 것. 내가 2년전, 그러니까 주식시장에 대해 잘 몰랐고, 아직 거래의 경험이 한번도 없었을 때 읽었더라면 오늘 내가 읽었던 재미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주인공처럼 섣불리 매매해서 돈 1~2원에 희비가 교차하는 경험이 있던지라, 소설의 도입부분에서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이 책의 배경이 정확히 10년전, 98년의 일본이다. 이때의 일본 정치 경제적 상황이 마켓과 잘 어우러져 독자를 그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덕분에 근 20년간의 일본 경제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거품경제니, 언제 언제 닛케이 지수가 얼마였다느니 이런 것 말이다. 주식 매매에 대한 지식도 조금 알게된다. 아직 내가 신용거래가 뭔지 몰라서 이 소설의 상황이 100%이해가 가지 않는데, 이것만 봐도 내가 주식을 매매하기엔 얼마나 부족한지 알겠다. 그저 사람들의 말로, 신용거래는 위험하니 절대 하지 말라, 라고 한 소리만 듣고 안하긴 했는데, 그게 뭔지도 모른것은 문제다. 앞으로 주식 거래를 다시 하고 싶다면, 주식에 관한 책 5권은 더 읽고 매매에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다 읽고나서 이시다 이라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자신이 경제학과를 졸업해서 그런지, 경제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 자신의 이론적 지식과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이렇게 재미있는 문학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정말 멋지다. 나는 그런 이시다 이라가 그리는 소설에 푹 빠져버렸다. 당분간은 이시다 이라의 책을 더 찾아 읽을 것 같다.
알고보니 빅머니는 일본에서 2002년도에 TV 시리즈로 방영되었던 작품이라 한다. 소설의 배경이나, 방영된 시기가 상당히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 살고있는 나도 그 상황을 공감한다. 전 세계적인 유가상승이나 주식시장 불안같은 경제적 불안정, 또는 불황 때문일수도 있다. 아니면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10년정도 경제 발전이 늦는 구조라서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냥 우리 사회가 일본 사회와 너무도 비슷한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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