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사소한 신용

gowooni1 2015. 8. 4. 21:58

트리플 듀에에 간 것은 두 번째.

깊은 두께의 피자에 아낌없이 잔뜩 담겨 있는

피자치즈의 풍부한 고소함과

쭉쭉 늘어나는 그 쫀득함을 잊을수 없었다.

다시 찾아와야만 하는 마성의 늪에 걸려들었다.

 

트리플 듀에의 단점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그리고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데에도 어떤 베짱에서인지

테이블 회전률을 높일 생각도 없다는 것.

적당한 시간에 가서 적당하게 주문하면

오랜 시간 후에야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우리는 연어 샐러드와 토마토 향이 물씬 풍기는 피자를 주문했는데

샐러드는 금방 나와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30분이 지났는데에도 피자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주방 움직임의 눈치를 보아하니 드디어 우리 음식이 나오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그들의 당황한 눈빛.

뭔가 싶어 가만히 관찰을 하고 있으니 주방장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다가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저희가 모든 재료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는데...손님분의 피자가 거의 다 되었는데, 지금 막 올리려는 토마토 페이스트의 향이 약간 이상해서요. 죄송하지만 다른 피자를 주문해주시겠어요? 최대한 빨리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요리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사실 토마토 페이스트의 향이 얼마나 맛이 가면 손님이 알아챌 수 있는 정도인지에 대해 감이 오지 않지만, 어쨌거나...

비록 컴플레인을 받더라도, 오더에 비해 주문한 음식이 느리게 나오더라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적의 맛으로 무장된 음식만 내놓겠다는,

그들의 정신에 사실 조금 감동했다.

그래서 결국 트리플 듀에는 손님의 믿음까지 한 번 더 샀다.

그 시카고 피자 가게는 많이 기다리더라도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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