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광한루원

"뭐랄까. 남원은 소박한 경주 같아."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유서 깊고 아담한 고도시 느낌인데, 경주보다는 화려함이 덜 하다고나 할까."

"경주는 천년고도니까 아무래도 비교가 안되지." 

 

 

"목기도 엄청나게 많이 파는구나. 게다가 싸. 한 세트 살까?"

"충동구매 아냐?"

 

 

 

"광한루 안에 오작교가 있대."

"에이, 거짓말. 오작교는 견우와 직녀가 만난 다리잖아. 여기는 성춘향과 이몽룡이라고."

"그런가? 그런데 저기 정말 있는데. 오작교."

"헐. 정말이네. 왜 이게 여기 있지."

"가이드엔 일년에 한번씩 밟으면 부부 금슬이 좋아진다고도 써 있어."

"건너는 건 좋은데, 잉어 비린내가 장난 아닌걸."

 

 

 

 

"이렇게 광한루를 돌고 있으면, 성춘향과 이도령이 실존인물이었나 싶네."

"아니었어?"

"에, 나는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비슷한 모델들은 있었다고 하지만."

"그랬나?"

"사실은 저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래. 춘향이는 어떨지 몰라도 이몽룡의 모델은 사실 한량에다 뛰어난 인물이 아니었다던데. 이야기를 아름답게 꾸미려던 사람들이 이도령을 장원급제해서 춘향이를 만나게 각색한거지."

"지금 들어보니 그랬던 것도 같다."

 

 

"남원에 왔으니 추어탕 한그릇 먹으러 갈까?"

"콜. 저기 추어탕을 먹으면 동동주 한잔이 서비스래."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