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gowooni1 2015. 3. 7. 11:14

어렸을 적 순천은 고흥에 도착하기 전 벌교와 함께 잠깐 들러

새로 생긴 뉴코아 백화점에서 먹을 것을 잔뜩 사는 곳이었다.

요플레와 소세지와 쵸콜릿과 과자와 빵을 만땅으로 장전한 후

아빠의 작은 승용차 뒷좌석에 동생이랑 앉아

태양소년 에스테반, 영광의 레이서, 오즈의 마법사, 타이의 대모험, 사우루스팡 주제가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배부르게 먹다보면 순천은 금방 지나갔다.

 

십 몇 년 후 홀로 남도 배낭여행을 하며 들른 순천은

순천대학교가 있고, 오래된 재래시장이 있고, 세 개에 천원씩 하는 빵집이 있고

낡은 터미널과 끼익거리는 버스와 왁자한 할머니들의 수다가 뒤섞여

시골 도시의 분위기를 후덥지근하게 발산하는 곳이었다.

순천대학교 학생들을 보면서 어쩐지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해보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십여 년 후 들른 순천은 이제 제법 깔끔한 도시의 모습을 갖춰서

예전의 낡은 도시가 주는 답답하고 더운 느낌은 사라졌지만

시골 도시들이 고유의 텁텁한 냄새를 잃어가는 느낌이 조금은 아쉽고

그래도 어디서든 깔끔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고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풍족한 냄새도 즐길만 하고

그래서 그냥,

세월이 흐르면 어디서든 느낄 수 밖에 없는 상실과

새것이 주는 신선함의 공기에 흠뻑 적셔들었다.

 

 

 

 

 

 

 

 

 

 

겨울에 찾아간 순천만 자연생태학습장에는

바다와 갯벌과 갈대뿐이다.

'여행Traveling-Korea > 전라도Jeoll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원 광한루원  (0) 2015.03.24
광양 매화축제 편  (0) 2015.03.23
변산반도 국립공원-직소폭포  (0) 2013.06.15
군산 - 동국사  (0) 2013.06.02
군산 - 신흥동 히로쓰 가옥~군산세관  (0) 201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