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봄 Spring, 포항 호미곶

"여기 공원등 디자인이 좀 독특하네요. 저건 뭐지, 우리나라 모양인가?"

 

"자세히 보니 호랑이, 우리나라 모양이네요."

 

"아.. 그렇군요........"

 

"? 왜 그래요?"

 

"전 이제 알았어요. 호미곶이 왜 호미곶인지. 이곳이 바로 호랑이의 꼬리부분이군요!"

 

"아, 그러고보니 그러네요."

 

"이렇게 간단한 걸 한번도 의구심을 품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았다니, 이런 제가 더 이상하네요."

 

"너무 자신을 닥달하지 말아요.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됐죠."

 

"전 솔직히, 우리나라 모양을 호랑이 그림에 껴맞추려는 시각도 지나치게 억지스럽게 느껴져요."

 

"그 발언, 편협한 애국자나 민족주의자에게는 위험하겠는데요. 그럼 토끼 같다는 건가요?"

 

"딱 봤을 때 토끼 모양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건 있지만, 그건 개인적인 판단이고, 어쨌거나 자기 눈에 보이는 걸 보이는대로 말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또한, 호랑이는 기상이 진취적이고 토끼는 민족성이 순종적이다, 라고 기존 선입견적 틀에 맞춰 판단해 버리는 것도 다분히 문제의 소지는 있다고 봐요."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