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몬테 크리스토 MONTE CRISTO

gowooni1 2013. 6. 15. 10:45

 

 

 

1845년 알렉상드르 뒤마가 발표한 대작 몬테 크리스토. 뮤지컬은 음악과 무대가 중요하긴 하지만 방대한 서사를 얼마나 잘 압축해놨는지도 관건이다.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배운 건 없지만 착한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는 이제 선장으로 승진도 하고, 아름다운 연인 메르세데스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 일만 남았다. 그러나 그런 에드몬드를 시기하는 두 작자가 있었으니, 선장이 되고 싶어하는 당글라스와 메르세데스를 열망하는 몬데고. 둘은 작당을 하고 음모하여 에드몬드를 살아서는 돌아올 수 없기로 악명높은 샤또 디프 섬 감옥으로 보낸 후 그들이 원하던 바를 달성한다. 당글라스는 선장이 되어 부를 차곡차곡 축적하고, 몬데고는 메르세데스와 결혼에 성공한다.

 

한편, 샤또 디프 섬에 같힌 에드몬드는 어째서 자신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원망도 하지 못한 채 14년이라는 세월을 그저 시간과 목숨만 죽여가며 보낸다. 그러던 와중에 탈출을 시도하던 파리스 신부와 만나게 되고 그 후 몇 년간 파리스의 지도 아래 철학, 역사, 외국어, 기타 지식은 물론 귀족처럼 쓰고 말하는 법 등도 배우며 점점 똘똘해진다. 탈출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모든 이들에게 철저히 복수할 것만 계획하며 이를 갈지만, 와중에 중병을 입은 파리스 신부는 결국 섬에서 죽게 된다. 자신의 인생 경험을 돌이켜 본 결과 증오와 복수가 별로 남는 게 없다는 걸 깨달은 파리스는 에드몬드에게 탈출하면 좋은 마음으로 새삶을 살라며 어마어마한 보물이 있는 몬테 크리스토 섬을 알려주지만, 자신의 꽃같은 시절을 절망으로 보낸 에드몬드에겐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탈출에 성공하여 몬테 크리스토 보물을 손에 넣은 에드몬드는 엄청난 부와 파리스에게서 전수받은 지식들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라 칭한 후, 메르세데스와 몬테고, 당글라스 등 자신의 복수 대상이 살고 있는 마르세유 근방으로 올라와 파리의 화려한 사교계에 데뷔한다. 사람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굉장한 부에 기가 죽어 그저 굽실거리며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한다. 당글라스와 몬테고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보고서도 한 번에 그가 에드몬드라는 걸 눈치채지 못하지만, 연인이던 메르세데스는 한 눈에 그를 알아보고 만다. 마음 한구석에는 메르세데스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남아있으면서도, 증오와 배반으로 얼룩진 감정이 너무나 큰 에드몬드는 자신을 파멸로 몬 자들을 하나씩 처단해나간다.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는 스토리 전개에 충실하여, 에드몬드가 어떤식으로 적들에게 복수하고 파멸로 몰아가는 지에 대한 부분이 대충 상징적으로 나온다. 우리나라 드라마라면 '복수의 과정'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을 법 한데. 스토리 전개에는 충실하다가 복수의 과정에서는 웅장한 음악과 노래로 뭉뚱그려져 있어 좀 절정의 열매가 미약하다는 느낌도 든다고나 할까. 2시간 30분 분량으로 압축해야 하는 핸디에서는 그럭저럭 훌륭한 구성이긴 하지만 말이다. 역시 뮤지컬은 노래와 음악뿐 아니라 원작의 서사구조도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서사가 탄탄한 이야기는 그리하여 몇 세기가 흐른 지금에도 리메이크 되어 탄생한다. 꼭 읽어봐야 겠다. 몬테 크리스토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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