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Daily/일상-생각-잡담

단풍잎 선물

gowooni1 2014. 11. 2. 14:37

 

 

몸이 좋지 않아서 한동안 외출을 못하고 있었다.

한창 나돌아다니기 좋은 10월을 내내 병상에서만 보내 버리고.

단풍 구경을 가지 못한 것도 벌써 몇 년 째.

올해는 작년에 비해 유난히 단풍이 예쁘게 들고 있는 것 같은데...

 

마냥 나돌아다니고 싶어지는 걸 보니 컨디션이 회복되는가 추측되지만

조금 돌아다녔다고 주치의한테 혼났으니 막 쏴돌아다닐수는 없고

모처럼 몸을 추스르고 힐링한다는 자의적 핑계를 말미암아

근교 온천에 다녀왔다.

 

드라이빙 중 보이는 북한산자락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어

잠시나마 단풍놀이 온 기분에 흠뻑 젖었는데

이내 강렬한 햇살에 금방 눈이 피곤해지고 말았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무렵 도착한 온천의 적당한 북적임,

노천탕 건너편 산등성이 절반을 비추며 넘어가고 있는 태양 빛,

단풍져 불그스름한 나무들에

마침 흘러나오는 영화 속 오케스트라 음악소리까지 더해져

삶에 대한 찬미로움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고 말았다.

 

힐링 후 집으로 돌아와 몇 년 전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는데

절반 즈음 곱게 꽂혀진 예쁜 단풍잎사귀가

과거로부터의 내게서 보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