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ing-Korea/전라도Jeolla

군산-이성당 빵집

gowooni1 2013. 5. 27. 00:44

 

-이성당 전초전-

1. 옛날 어느 여행잡지에서 "군산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을 가봐야 한다"고 읽은 기억.

2. 지금은 연락 안하는 군산 출신의 한 친구가, "나 고등학교 다닐때, 우리 학교 근처에 이성당 이라고 있는데, 거기는 가끔 빵을 줄 서서 사야 해." 라고 말했던 기억.

3. 그래서 '군산에 가면 꼭 그 빵집에 가서 빵을 사먹어보고야 말겠어'라고 속으로 은근하게 다짐을 했던 기억.

 

-이성당 본전-

하도 오랜 시간이 지나 빵집 이름은 물론 그런 빵집 존재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질 무렵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이름도 간신히 알아내 찾아간 이성당 빵집.

이성당 빵집의 가장 유명한 빵은 페스츄리도 아니고 바게뜨도 아니며

애플파이도 아니고 고구마파이도 아니고 피자빵도 아니고 크루아상도 아닌

바로 단팥빵과 야채빵인데

오후 여섯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도 단팥빵을 사기위해 50미터는 족히 되는 줄이

블록 코너를 돌아서까지 이어져 지나가는 모든이들의 이목이 집중.

아니 대단한 것도 아니고 꼴랑 단팥빵 하나 사려고 다들 이 고생이란 말인가, 라는 생각은

25미터 앞에서 "야채빵은 매진입니다."라고 외치는 말에 쏙 들어가고

아, 제발 단팥빵이라도 팔아달라고, 하는 애원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이성당 후기-

간신히 입수한 단팥빵 다섯개.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빵이 골고루 배분되게 해야 한다는 이성당 주인나리의

어진 마음 씀씀이에 따른 정책하에

한 사람당 가져갈 수 있는 빵은 최대 다섯개였다.

아니 내 돈주고 사먹는 건데도

'제발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조금이라도 더 팔아주세요', 라고 옷자락을 붙잡아야 하는 정도니

이 경지라면 이성당 주인은 먹고 살기 위해서라기보다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마음으로

빵집을 운영하는 기분이 들 것도 같다.

아주 얇은 껍질에 속 가득 달콤한 팥앙금이 들어있는 단팥빵은 단연 맛있었지만

과연 이게 순수히 맛 때문에만 맛있다고 느껴지는 건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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