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ing-Korea/충청도Chungcheong

단양 8경-제1경, 도담삼봉

gowooni1 2011. 5. 10. 14:03

남한강이 굽어굽어 흐르는 단양에 취해

이 곳에 살려면 현실적으로 따르는 필요와 제약을 따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살면 무척 행복할 거야,

세속적인 고민은 하나도 없어지겠지?

땅값도 그리 비싸 보이지는 않아,

경치도 끝내주고 말이야,

무엇보다 물이 너무나 초록색이잖아,

아니야, 5월의 단양을 관통하는 강물은 청록색이야,

산이 좀 특이하지 않아?

다른 곳의 산이랑 좀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인걸,

하지만 마트도 없고 백화점도 없고,

여기 사람들은 대체 쇼핑을 어디서 하는 거지?

구두굽을 한 번 갈려고 해도 읍내 구석구석을 뒤져야 할거야,

여기만 그러겠어? 시골은 원래 다 그래,

그래도 촌스러운 시골과는 좀 거리가 먼 걸,

또 오고 싶어, 단양,

나도 그래.

 

단양 IC와 북단양 IC 중 어디를 타고 집에 올까 고민 하다가

북단양 IC를 선택하고 고속도로를 타러 가기 직전

주황빛 저녁 노을을 한껏 받고 있는 도담삼봉을 발견했다.

애초에 팔경을 다 즐길 계획은 없었고

단양적성비 등반으로 인해 높은 곳에 대한 갈망은 완전히 소멸,

석문은 아래서 보는 걸로 만족하고

도담삼봉의 주변을 빙빙 둘러다녔다.

1960년대 찍은 도담삼봉 사진 속의 정자와

2011년 도담삼봉 위에 얹힌 정자를 비교하고

몇 백 년 전 김홍도가 그린 그림 속의 도담삼봉을 비교하면서

쌩뚱맞게 솟은 그 세 봉우리 가운데 있는 정자에 올라

술 한잔 기울이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아무도 오르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정자는 그저 관상용일 뿐인것 같고

여행자는 그저 눈의 즐거움으로 만족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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