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ing-Korea/인천Incheon

대청도 기행 1편

gowooni1 2009. 2. 1. 00:00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르헨티나 할머니'라는 소설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인생이란 몸이라는 자동차를 타고 지구를 여행을 하는 것이란 것을 알았다]

 

정확한 어구는 기억나지 않으나 이런 뉘앙스다. 같은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는 도중 딱 꼬집어 말한 듯한 어구가 나왔을 때의 감탄은 잊기 힘들다. 이런 경험이 반복적으로 쌓이며, 지구상 많은 사람들이 한번 쯤은 해봤을 생각을 똑같이(그러나 마치 자신만이 깨달은 것이라 착각하며)하는 것이다. 그 생각이란 다음과 같다.

 

'사람의 영혼은 개개의 빛나는 별이다. 나 역시 안드로메다 성운 어디쯤에 수십억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별인데, 멀리서 태양계를 지켜보니 지구가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인간이란 생명체의, 몸이라는 자동차를 수십년간 렌트하여 지구를 여행해보기로 결심했다.'

 

확실히, 이런 생각을 하고 나면 하나뿐이고 교환하기도 힘든 자신의 자동차(몸)를 소중히 관리해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마저 생긴다. 소중히 관리하고 아껴야 즐거운 지구별 여행을 더욱 오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나의 '지구별 기행지'를 선택하는 생각의 과정은 이러하다.

1. 반드시 바다를 봐야겠다.

2. 가능하면 멀리 가야겠다. 그러나 외국은 제외.(비용 부족)

그리하여 동해의 정동진과 서해의 대청도(백령도 바로 밑)를 후보로 골랐다. 그러다 대청도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의외로 엄청나게 먼 거리'이다. 그 거리를 비교해보자면 아래 지도에 나온다. 

 

 강원도 끝자락에 위치한 지역만큼 먼 정 반대의 섬이라. 왠지 이국적일것 같다는 환상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만약 어설프게 먼 거리였다면 별로 호기심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내륙 중부의 극과 극만큼 먼 거리를 배(오직 배로만)로 이동해야하는 거리에 위치한 섬이니 더욱 끌린다. 북한과 매우 가까운 거리이기도 하다.

어떻게 황해남도와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 3개의 섬이 경기도로 영입되었는지 그 경위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이 섬의 위치가 매우 매력적임은 입증되었다. 여러 책들을 찾아보니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백령도는 물론 북한도 수평선너머로 보인다고 한다. 고려시대 고려 27대 충숙왕 4년(1317년) 원나라의 발라태자가 귀양와 있던 곳이란다. 더욱 이국적일것 같은 설렘! 실제로 이 땅은 몽고나 원나라 귀족 및 황태자의 유배지로 유입된 인구가 현재 주민의 조상이라고 한다. 더 이상 생각해 볼것도 없이 바로 출발.

 아침 일찍 뜨는 배를 타야 하므로, 적어도 7시 30분 전까지는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을 해야했다. 덕분에 5시에 일어나 6시에 출발. 백령도행 배가, 소청도와 대청도도 경유한다. 만만치 않은 가격. 57400원이란다.but...

 와우! 매력적인 가격. 왜냐하면, 인천시민은 50% 할인된다^^ 물론 반드시 주민등록상에 인천거주로 등록되어 있어야 하며, 여름 성수기는 제외된다고 한다. 배를 타려면 반드시 신분증이 필요하다.

 조금 달리기 시작하니 보이는 인천대교~. 거의 준공되어가는 모양이다. 상판은 다 올렸고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작업을 하는 중인것 같다.2009년 10월이 완공예정이라는데, 완성되면 세계에서 5번째로 긴 다리다.

 

 

 

 인천대교를 지나는 중에 찍힌 떠오르는 태양.

 배의 내부. 이른 아침인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자느라 정신이 없다.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잠자기에도 남아돌았던 4시간동안 심심하기도 하고. 굉장히 못그렸는데, 괜히 마음에 든다.

이유: 퍽이나 괜찮은 여행가가 된 기분이라서^^.

미리 고백하건데, 여행기를 많이 읽다보면 분명

'나도 그저 평범한 사진 말고, 좀 특별하게 그림이라도 그려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매우 좋은 관계로, 일찍 도착! 바닷물의 색이 완전 예술이다. 분명, 이곳은 한국이 아닌 모양이다.

사진은 대청도 가기전 경유하는 소청도. 소청도에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세워진 등대가 있다.

 드디어 도착. 나를 무사히 데려다 준 데모크라시호. 선장님이 말하길,

"(방송)오늘은 날씨가 매우 좋고, 뒤에서 바람도 밀어주는 관계로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겠습니다."

배의 속도는 대충 50~60Km 정도인 듯했다(체감 속도).

 뭔가를 잡아온 듯한 어민들.

정말 끝내주는 날씨다. 날씨가 좋을때 즉홍적으로 여행길을 떠나는 내게 그 원인이 있긴 하지만,

 어딜가든 대부분 좋은 날씨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임에 틀림없다. 

어쩜! 이렇게 물이 파란지. 이곳은 자신이 동남아인줄 착각하는 모양이다.

 이곳에 오면서, '이렇게 육지와 먼 지역에서는 대체 전기를 어떻게 사용하지? 섬 자체에 발전소라도 있는걸까?'하고 생각했는데, 역시 예상적중. 섬 주민이 1500명이 안되는 관계로 작은 화력발전소면 충분할 듯.

 제작한 지 그리 오래돼 보이지 않는 깨끗한 안내판.

 어딜가든 있는 멍멍이~ 이곳 섬 개들은 별로 사납지도 않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 왔는데에도 살랑거린다.

 옹진군 대청면의 자그마한 면사무소. 이 면사무소에서 대청도는 물론 소청도의 주민들도 담당한다.

 면사무소 앞에서 기념사진^^;

 면사무소에서 얻은 '대청*소청도' 전용 안내책자.